여자도 탈모가 있나요?
“제가 아이를 낳고 좀 머리카락이 빠져 가지구요....”
중년의 여자 환자들이 가끔 와서 수줍게 나에게 이야기를 꺼낸다.
“아이고 그러셨구나. 혹시 젊었을 때도 많았는데 임신 후 갑자기 탈모가 시작되셨나요?”
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의 대답은
“그게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”
이렇게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.
답은 여성형 탈모도 있다. 단 원인을 파악하는데 남자보다 조금 자세히 보아야 한다.
여성형 탈모증은 미만형이라 하여 정수리 부분을 중심으로 탈모가 진행되거나 전반적인 부분에서 탈모가 오는 경우가 많다.
시작되는 나이는 25-30세로 남성형 탈모가 시작되는 나이와 비슷하다.
정수리는 원래 모발이 가장 얇은 부위인데 (후두부가 가장 굵다) 탈모가 진행되면 더 잘 보이게 되며 시작하는 부위도 대부분 이쪽이다.
초기에는 모발이 더 가늘어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모발의 밀도가 떨어져 듬성듬성 보이게 된다.
정수리는 거울에서 잘 보이지 않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고 많이 빠진 다는 것을 알아도 머리카락이 길어서
그렇게 보이는 건가 하면서 넘어가기도 하며 머리를 묶는 방식 등에 의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.
모모(毛母, 모발의 어미)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그 분화 기능이 떨어지므로 나이가 들수록 모발이 성기게
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다.
여성에게는 나이가 들수록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지므로 남성형 탈모와 비슷한 양상도 보이고,
스트레스를 받는 일까지 합쳐지면 보통 더 악화된다.
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남성 호르몬과 분자구조가 비슷해서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도 있다.
여성의 탈모가 더 까다로운 것은 임신과 출산 때문이다.
임신과 출산은 참 고귀한 일이지만 호르몬의 변화와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 탈모가 악화되는 경우도
흔하고 없다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.
위에 기술한 여성 미만형 탈모증도 임신과 폐경기 때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,
스트레스로 인한 원형 탈모증이 오기도 하며, 출산 후에 산후 휴지기 탈모 등이 올 수 있다.